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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오키나와] "편하게 야구하라" "언제든 얘기하라" 이범호 감독의 당부

"편하게 야구하라고 했다."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이 주장 나성범에게 전한 당부다.지난 13일 KIA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범호 감독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다. KIA는 전임 김종국 감독이 개인 비위 문제로 계약 해지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이범호 타격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격의 없는 모습으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24일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그는 "호칭을 코치라고 했다가 감독이라고 하는 선수도 있다. 호칭은 어떻게 부르나 별로 의미가 없는 거 같다"며 "선수들이 다가와서 말을 걸면서 여러 방면에서 체크할 수 있는 게 더 좋은 거 같다"고 웃었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모습이 작년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는 취재진 질문에도 "그게 내 콘셉트"라며 "편하게 선수들하고 어울리고 얘기하고 해봐야 선수들이 오늘 컨디션이 어떻고 컨디션을 올린 게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 연습경기를 나갈 수 있는 몸이 어느 정도 됐는지도 체크해야 해서 선수들하고 어울리면서 얘기하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KIA는 2024시즌 우승 후보다. 외국인 투수 2명(윌 크로우·제임스 네일)을 새롭게 영입한 상황. 기존 국내 선발진(양현종·이의리·윤영철)이 워낙 탄탄해 리그 최정상급 로테이션이 짜였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버티는 중심 타선의 파괴력도 수준급이다 . 이범호 감독은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인데 부상 때문에 지난해 더 높은 곳으로 못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이 봤을 때 '좋은 멤버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건 우리한테 좋은 거라"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멤버로 딱 모여 있는 거 자체가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부상만 잘 관리하고 선수들이 잘 체크한다면 올 시즌 어느 해보다 좀 더 재밌는 야구, 선수들이 즐겁게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충분히 좋은 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주장인 나성범에게 "편하게 야구하라고 했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게 있으면 서슴없이 얘기해주고, 주장이 이런 부분은 이렇다고 하면 언제든 들어줄 의향이 있다. 나성범 선수와 나의 호흡이 잘 맞아야 팀이 잘 돌아가는 거"라면서 "모든 부분은 경기에만 집중해달라고 했다. 다른 부분은 신경 안 쓰고 연습 안 해도 된다. 체력적으로 힘들면 쉬면서 경기해도 상관없다. 대신 (언제든)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은 만들어주라고 얘기했다. 그 부분에서 선수들이 개개인 컨디션에 맞게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고 흡족해했다.오키나와(일본)=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2.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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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달·장종훈·류지현 지도...3·4차 'Next-Level Training Camp' 개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2일부터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제3,4차 ‘2024 KBO Next-Level Training Camp’를 개최했다.3차 캠프는 12일부터 20일까지 U-15 우수선수 35명을 대상으로 열리며, 21일부터 29일까지 U-16 우수선수 40명을 대상으로 4차 캠프를 진행한다.1,2차 캠프에 이어 이번 캠프에서도 장종훈 감독이 선수단을 총괄하고, 김용달 타격코치, 윤학길, 차명주 투수코치, 강성우 배터리코치, 류지현, 신명철 수비코치 등 KBO 레전드 출신 코칭스탭이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한다.이번 캠프에서는 바이오메카닉스 장비를 활용한 과학적인 측정을 통해 운동역학적으로 선수 개개인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파악하여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비 중3, 예비 고1 유망주들은 훈련 효과가 높고 기술 습득이 빠른 나이대 선수들인 만큼 측정 데이터를 활용한 피드백을 통해 올바른 야구 기본기를 정립하는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KBO는 케이베스트(K-Vest) 스윙카탈리스트(SwingCatalyst) 블라스트모션(Blast Motion) 업리프트(Up-Lift)와 같은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키네마틱 시퀀스, 중심이동, 스윙궤적 및 3D 동작 분석을 실시하고 랩소도(Rapsodo)를 통해 타구와 투구의 트래킹 데이터도 함께 측정해 야구 유망주들에게 제공한다.도 전문 트레이너가 성장기 선수들의 신체능력 발달을 위해 피지컬 데이터를 측정한 후 이를 분석한 개인별 맞춤형 트레이닝 방법도 함께 제시한다. 그 밖에도 유소년 선수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부상방지교육을 실시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 함양을 위한 부정방지교육도 진행한다.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으로 개최되는 이번 캠프에서는 전라남도 해남군이 해남 야구장 과 우슬트레이닝센터, 바이오메카닉스 측정 및 우천시 훈련을 위한 실내야구연습장 등 훈련시설 일체를 제공한다. 안희수 기자 2024.02.1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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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2연패와 88승, 갑진년 염경엽 감독의 '목표'

"첫 번째는 정규시즌 우승, 두 번째는 팀 최다승 88승."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밝힌 갑진년(甲辰年) 새해 목표다.LG는 2023시즌 프로야구 주인공이었다. KBO리그에서 유일한 6할대 승률(0.606, 86승 2무 56패)로 정규시즌 정상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KS)에선 KT 위즈를 4승 1패로 제압,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LG 감독 첫 시즌, 사령탑으로 개인 첫 우승을 맛본 염경엽 감독에게도 잊지 못할 1년이었다.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붙은 '2인자'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도 떼어냈다.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맞이한 2024시즌. 염경엽 감독은 부담보다 기대를 강조했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우승을 해내면서) 이제 팬들도, 구단도, 선수도 그리고 나도 두려움과 망설임이 없어졌다"며 2연패와 함께 구단 최다승 기록(2022시즌 87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에게 '현재에 만족하면 미래가 없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2023시즌) 우승에 만족할 게 아니라 선수 개개인이 더 발전해야 한다"며 "오지환·김현수·박동원·박해민 같은 선수들이 (리그에서 인정받는) 베테랑이지만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포텐(잠재력)을 코칭스태프에서 얼마나 올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를 소폭 조정한 LG는 이호준 1군 메인 타격 코치가 퀄리티 컨트롤(QC)코치로 이동한다. 이호준 코치를 보좌한 모창민 코치가 메인 타격 코치로 올라서고 최승준 코치와 함께 1군 타격 파트를 맡는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해를 넘기지 않았다. 통합 우승 주역 투수 케이시 켈리, 타자 오스틴 딘과 일찌감치 재계약했다. 이어 새 외국인 투수로 디트릭 엔스를 영입했다. 엔스는 최근 두 시즌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활약한 아시아 리그 경력자로 팀에 부족한 왼손 선발이다. 평균 94마일(151.3㎞/h) 안팎의 포심 패스트볼에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를 조합한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수준급 자원으로 분류,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였는데 발 빠르게 움직인 LG가 유니폼을 입혔다.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엔스 영입에) 만족한다. 오른손과 왼손 구분 없이 1선발 투수를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2024시즌 로테이션 구상도 자연스럽게 마쳤다. 두 외국인 투수에 최원태와 임찬규·김윤식·손주영 등이 기회를 받을 전망. 염 감독은 "김윤식과 손주영은 풀 타임이 어려워 (6선발로) 10일 로테이션을 계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임찬규가 팀에 잔류(4년, 최대 50억원)하면서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지켰다는 평가다. 6선발을 구상할 정도로 뎁스(선수층)가 탄탄하다. LG는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가 없다. 임찬규는 물론이고 FA 불펜 함덕주까지 팀에 잔류했다. 다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시도 중인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거취가 변수다. 염경엽 감독은 "만약 고우석이 떠난다면 유영찬을 첫 번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겨울 팀에 잔류하더라도 고우석은 2024시즌을 마치면 FA다. 해외 진출 의사가 워낙 강한 만큼 대안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1~2년 잠깐 마무리 투수를 하는 게 아니라 연속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에서는 멘털이나 구종,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했을 때 유영찬의 확률을 가장 높게 본다"고 밝혔다. 유영찬은 지난해 67경기에 등판,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KS 깜짝 쾌투(3경기, 평균자책점 1.50)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염경엽 감독은 2023시즌을 치르면서 '경험'을 강조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경험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갑진년의 밑거름이다. 염 감독은 "(1년 전 이맘때에는) 3~5선발이 안정적이지 않았다. (믿고 기용할 수 있는) 불펜도 3명(고우석·정우영·이정용)뿐이었다. 2024시즌은 훨씬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03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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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왜, 하필 야구에서 통계일까?

야구와 통계의 인연은 1916년 미국의 야구 잡지 편집자 페르난디드 콜 레인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안타와 장타의 가치를 구분하지 못하는 타율 기록에 의문을 품었고, 레인이 던진 물음표는 미국야구연구협회(SABR)을 거쳐 야구 통계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바로 세이버 메트릭스(야구 통계학)의 시작이다.100여년이 지난 지금 세이버 메트릭스는 프로야구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선수나 구단 관계자뿐 아니라 일반적인 팬들조차 익숙할 정도로 대중화에도 성공했다.이쯤에서 한 번쯤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왜 세이버 메트릭스가 스포츠 통계의 선두 주자일까? 왜 가장 유명할까? 프로야구가 인기 종목이기 때문이라는 건 일리가 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는 단연 축구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인기로는 미식축구(NFL)가 압도적이다. 미국프로농구(NBA)도 최근 성장세에 힘입어 야구를 위협하고 있다. 종목 역사가 길다는 것으로도 야구 통계의 발전을 설명할 수는 없다. 농구도 19세기에 시작됐다. 축구의 시작은 그보다도 훨씬 과거의 일이다. 야구의 인기나 역사는 위에서 던진 의문의 해답이 될 수 없다. 해답은 야구 고유의 특성에 있다. 야구는 한 경기에 많은 선수가 출전한다. 이들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선수당 수집된 데이터의 크기가 충분해야 한다. 그런데 한 경기에 한 선수가 만드는 출장 결과는 한계가 있다. 한 경기에 등판하는 투수는 제한적이고, 타자는 5번 이상 타석에 들어서기 어렵다.하지만 야구는 '반복 스포츠'다. 경기 중 별개의 사건이 반복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 '독립적 특성’을 가진다. 독립 사건은 통계 분석을 단순하게 만든다. 그래서 야구 통계는 모형화하기 쉽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용이하다. 대표적인 게 PBP(play-by-play) 데이터다. PBP 데이터는 한 경기 결과를 잘게 쪼갠다. 타자는 타석별 결과(첫 번째 타석 3루수 앞 땅볼, 두 번째 타석 중견수 앞 안타)를, 투수는 상대 타자별 투구 결과(첫 번째 타자 2루 땅볼, 두 번째 타자 우중간 2루타)를 선수 개개인별로 모을 수 있다.PBP 데이터는 수집하기 쉽다. 경기에 끊김이 잦아서다. 선수들의 위치와 역할이 미리 정해져 있고, 아웃 카운트 3개로 공수교대가 이루어진다. 매 타격 결과와 투구 사이에는 모든 플레이가 중단되며 인플레이 상황의 시간도 길지 않다. 모든 투구와 타격 결과는 스트라이크, 볼, 파울, 안타, 장타, 삼진, 아웃 등으로 범주화 되어 정리된다.다른 종목은 야구와 다르다. 경기 중 각 사건이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종속적 특성’이 강하다. 그래서 통계를 통한 객관적 분석이 훨씬 어렵다. 축구가 대표적이다. 축구는 45분 안팎의 시간 동안 패스, 드리블, 슈팅들이 상호 간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며 진행된다. 가령 어떤 공격수가 골을 넣었다고 해보자. 득점은 공격수의 온전한 성취가 아니다. 수비수가 상대방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미드필더가 공을 잘 넘겨줘야 한다. 여러 상황들이 어우러져야 최종 결과물인 골이 나올 수 있다.최근 데이터 활용이 도입되고 있는 골프나 종합격투기 UFC 종목 역시 종속성이 강하다. 골프는 첫 시작 지점을 제외하면 과거의 결과가 현재의 스윙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앞선 스윙의 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그라운드와 주변 지형지물의 조건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UFC도 직전의 공격, 수비 결과에 따라 선수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폭이 크게 달라진다.경기 수 역시 야구를 분석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메이저리그(MLB)는 한 시즌에 팀 당 162경기를, KBO리그는 144경기를 치른다. 반면 NBA는 82경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38경기만 치르고 한 시즌을 마감한다. 심지어 NFL은 고작 17경기만 하고 시즌이 끝난다. 포스트시즌(PS)까지 고려한다면 프로야구의 경기 횟수는 타 프로 스포츠의 두 배 이상까지 늘어난다.경기 수가 많아지면 데이터의 양도 증가한다. 이는 통계학에서 검정력에 영향을 주는 '표본의 크기(샘플 사이즈)'로 이어진다. 통계 분석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충분한 데이터의 양, 혹은 표본의 크기가 일정 수준 이상 필요하다. 이를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 LLN)'이라고 한다. 야구는 타 스포츠에 비해 큰 수의 법칙을 만족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거의 매일 열리는 경기 덕분에 통계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통계 발전에 화룡점정을 찍어준 게 개방성이다. 데이터가 아무리 쌓여도 공개되지 않은 채 어딘가에서 썩어가고 있었다면, 야구 통계의 발전은 빠르게 한계에 부딪혔을 거다. 하지만 현재 프로야구의 모든 기록지 데이터는 전산화돼 대중에 공개된다.공개된 데이터는 팬들의 '장난감'이 됐지만, 이는 놀이를 넘어 새로운 고찰과 식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야구 기록은 쉽고 재밌다. 간단한 사칙 연산이나 평균, 중앙값, 표준편차 계산만 할 수 있어도 누구나 기록을 뜯어볼 수 있다. 실제로 빌 제임스를 비롯해 세이버 메트릭스의 발전을 이끌었던 사람 대다수는 구단 관계자가 아닌, 야구를 사랑하는 다양한 직업군의 일반인들이었다.이들은 야구를 즐기기 위해 시작했지만, 곧 야구를 바꾸기 시작했다. '머니볼'의 등장 이후 MLB 구단들은 출루율을 중시하게 됐고,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의 의미를 고민하도록 변했다.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이론이 통계와 맞물려 장타를 양산하는 '뜬공 혁명'도 이제 MLB에서는 상식으로 꼽힌다. 통계가 본질을 바꾼 건 아니다. 야구를 지배하지도, 야구를 망치지도 않았다. 다만 본질을 탐구할 뿐이다. 1950~60년대 뉴욕 양키스 간판 스타였던 미키 맨틀은 "우린 평생 해온 경기에 대해 놀랄 정도로 무지하다(It's unbelievable how much you don't know about the game you've been playing all your life)"고 했다. 80년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야구는 수수께끼 투성이다. 그때도, 지금도 숫자는 답을 찾고 있을 뿐이다.민경훈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3.12.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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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SSG 감독 "내실 다져야, 2군에서 추천하면 적극 기용할 것"

이숭용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이 공식 취임했다.SSG는 21일 인천 홀리데이인 송도 호텔에서 제9대 이숭용 감독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민경삼 대표이사와 김성용 단장을 비롯해 최정, 김광현, 노경은, 오태곤 등이 선수 대표로 참석했다. SSG는 지난 17일 이숭용 신임 감독과 2년간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의 조건이다. SSG는 지난달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 사령탑을 물색했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감독 후보를 놓고 소문이 무성했다. SSG의 선택은 이숭용 감독이었다.SSG 구단은 "이 감독이 개방적 소통과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번트형 리더십'을 갖췄으며, 특히 선수 중심의 사고와 강한 신뢰관계를 형성해 하나된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며 "코치, 프런트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 시스템 및 KBO 야구 트렌드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했다. 시즌 운영 통찰력을 겸비해 단기간 내 구단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숭용 감독은 1994년 프로 입단 후 현대 유니콘스(태평양 돌핀스 포함)와 우리 히어로즈(넥센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했다. 프로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162홈런 857타점을 올렸다. 2년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이 단장은 2013년 10월 신생팀 KT의 타격 코치를 맡았다. 2018년 가을 단장에 선임됐고, 3년 차이던 2021년 KT의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육성 총괄로 자리를 옮긴 이 감독은 최근 KT를 나와 SSG 감독에 취임했다. 다음은 이숭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야구 선수 출신이라면 감독은 누구에게나 꿈이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제가 프로 입단해 유니폼을 입은 도시가 인천(당시 태평양 돌핀스 연고지)이다.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 벅차오른다."-밖에서 본 SSG는 어땠나. "우승도 여러 차례 달성한 굉장히 명문 구단이다.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은 베테랑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다. 반면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지 아쉬움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베테랑에게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서 팀을 이끌어가고 싶다."-단장을 지낸 점이 감독직에 어떤 도움이 될까."단장 역임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다. 구단의 방향성을 많이 검토했다. 단장을 맡은 뒤 (야구와 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초보 감독이나 (감독직을) 간접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롤모델로 삼는 사령탑이 있다면. "선수, 코치, 감독을 거치면서 보고 배운 여러 감독의 장점을 승화시켜 팀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등번호 71번을 택한 이유는. "1971년생이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로 선택했다. 코치진은 심사숙고해서 영입 중이다. 조만간 완료될 것이다."-퓨처스리그 사령탑에 선임된 손시헌 감독과 의사소통은. "손시헌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 육성은 1군에서 기용해야 이뤄진다. 2군에서 아무리 잘해도 1군에서 뛰지 않으면 안 된다. 1군에서 많은 경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2군에서 추천하면 적극 기용할 계획이다." -세대교체 계획은. "성적과 육성, 두 가지 모두 이루는 게 말처럼 쉽진 않다.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선수와 코치, 구단이 도움을 얻어야 가능하다. 베테랑 선수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고, 또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하다."-올해 SSG가 KT에 5승 1무 10패로 약했다. "특별히 KT라고 해서 더 신경쓰진 않는다. 유독 올 시즌 KT에 약했다고 들었는데, 승률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KT전에)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많이 맞추겠다."-이숭용의 야구 색깔은. "선수 중심의 야구를 펼치겠다.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원팀' 정신이다. 선수 시절부터 강조한 부분이다. 팀에 해를 끼치면 무서운 선배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프로 의식이 중요하다. 야구장에 나오면 선후배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가 중요하다."-KT 단장 시절 이강철 감독, 현대 선수 시절에는 염경엽 감독과 함께 했다. 사령탑 간의 지략대결도 관심을 모으는데. "초보 감독인 저와 달리 두 감독은 우승 사령탑이다. 제가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노력 해야할 것 같다. 서로의 장단점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염경엽 감독과는 선수 시절 룸메이트로 오래 지냈다. 단장 시절에는 이강철 감독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구체적인 목표는."SSG는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 베테랑 선수가 주축을 이루는데 신예 선수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경쟁력이 중요하다. 늘 상위권에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투수 교체 구상은."제가 야수 출신 감독이어서 투수 출신 수석 코치 선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투수 코치를 신뢰할 것이다. 투수 운영은 늘 상의하고 믿고 갈 생각이다."-밖에서 눈여겨본 선수는."원점에서 볼 것이다. 2군 감독 추천 많이 받을 생각이다."-FA(자유계약선수)와 2군 드래프트에서 전력 보강 계획은. "프런트와 계속 상의하고 있다. 프런트와 현장의 역할을 많이 분업화하고 있다. 서로 소통, 협업 중에 존중할 것. (FA나 2군 드래프트는) 감독보다 프런트 역할이라 생각한다. 전적으로 믿고 꾸려갈 생각이다."-외국인 선수는.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도입 이후 (좌우) 폭이 점점 좁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좌우보다 상하를 이용할 수 있는 투수가 유리한 것 같다."-정용진 구단주와 만났나. "어제 구단주를 뵙고 왔다. 밖에서 듣던대로 야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생각보다 훨씬 더 많더라. 감독으로선 긍정적으로 느낀다. 언제든 귀를 열고 들을 것이다. 구단주께서 '성적과 육성 모두 다 이뤘으면 한다'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주셨다. 단순히 성적만 요구했다면 다른 감독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선수와 코치, 해설위원, 프런트 등 모든 경험을 적극 활용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추신수와 김강민의 선수 생활 연장이나 기용 계획은. "아직 만나거나 통화하진 못했다. 두 선수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 어떤 결정을 하든 선수들이 원하는데 맞춰갈 생각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고 리더여서 더 존중이 필요하다."-인천에서 다시 야구하게 됐다. "서울 출신으로 인천은 제2의 고향과 같다. 태평양에 입단해서 현대-히어로즈를 거쳤다. 나는 한 팀에만 몸담았는데 뿌리가 없더라. 그래서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이제 내가 뿌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어디 출신이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했는데, 이제는 '인천의 SSG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어 행복하다." -감독 면접 후 기다리는 동안 심정이 어땠나. "최종 발표까지 기다리는 열흘의 시간이 마치 10년처럼 느껴졌다. 아내가 (면접 전에) 귀신을 잡는 꿈을 꿨다고 들었다. 해몽을 찾아보니 '성공'이라고 나왔다. 아내가 인터뷰하러가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응원해줬다." -난상토론 계획이 있다던데."화합이 중요하다. 구단과 코치 등 분위기를 선수들이 보고 느낀다. 그래서 프런트와 함께 난상토론을 하면서 장단점을 의논하고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인천=이형석 기자 2023.11.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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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눈빛으로, 김태형 감독의 본격 '롯데 들여다보기'

"제가 모르는 선수 위주로 지켜봐야죠."김태형 신임 감독의 2024년 롯데 자이언츠 전력 구상은 마무리 캠프부터 시작된다. 김태형 지난 20일 롯데와 3년 계약(총 24억원)했고, 24일 취임했다. 25일에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선수단 상견례를 가졌다. 본격적인 마무리 캠프는 26일부터 시작된다. 베테랑을 제외한 1군 신예 및 퓨처스(2군) 리그 선수 위주로 가을 훈련을 실시한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와서 마무리 캠프를 어떻게 진행할지 관심이 많다. 훈련 강도를 강하게, 또 훈련양이 많지 않을까 여기는 것 같다"면서 운을 뗐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단체 훈련을 길게 끌고 갈 생각이 없다. 시간만 길어진다"며 "오전에 단체 훈련을 마무리하고, 오후에 개개인별 부족한 부분을 맞춤형 보강 훈련으로 진행한다"고 공개했다. 이에 "코치진이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사전 예고했다. 대부분의 마무리 캠프가 그렇듯 베테랑 및 1군 주축 선수들은 마무리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벌써 신예 투수는 신임 사령탑 앞에서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불펜 투구를 했다. 김태형 감독은 "기존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젊은 투수는 오늘 불펜 투구가 가능하도록 미리 얘기했다"며 "제가 모르는 선수들이 많아서 (마무리 캠프는) 보지 못한 선수 위주로 유심히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시즌 및 팀 전력을) 구상해야죠"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최근 드래프트를 통해 윤동희, 김민석, 김진욱, 손성빈 등 대형 유망주를 대거 뽑아 성장시키고 있다. 김 감독은 "좋은 신인이 있다고 들었고, 전역한 선수는 아직 보지 못했다. 퓨처스에 있는 유망주도 아직 보지 못했다"며 "이들 모두 눈여겨볼 생각이다. (투타 겸업이 가능한 신인 전미르 등)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를 향한 강렬한 메시지도 남겼다. 김 감독은 "1군에서 막 두각을 나타낸 신예들이 '올해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며 "잘 아시다시피 (1군 출전으로) 얼굴이 알려지고 나서 (겉멋이 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겨울에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고 몸을 만드는 게 아니다. 정말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전준우나 안치홍 등 (베테랑을) 제외하면 어린 선수들이 웨이트로 몸을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공을 던지고 치는 야구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 신인급 선수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사항"이라고 강조했다.신인급 선수를 바라보는 김태형 감독의 눈빛은 벌써 매섭다. 김해=이형석 기자 2023.10.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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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첫 홈런' 강백호 "팀 승리 힘 보태 기뻐…대만전, 후회 없이 임하겠다" [항저우 2022]

"내일(7일) 한 경기를 위해 다들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회 없이 경기에 임하고 싶다."한국 야구 대표팀이 결승으로 향한다. 한번 패한 상대지만, 자신감이 더해진다. 강백호(KT 위즈)의 방망이가 드디어 터져서다.한국은 6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국과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8-1 대승을 거두고 대회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다. 타선이 고루 터진 가운데 가장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게 강백호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백호의 대회 타율은 0.143(14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좀처럼 시원한 안타가 나오질 않았다. 잘 맞은 타구마저 불운하게 잡혀 아쉬움을 더했다.대표팀으로서는 강백호가 필요했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이탈한 가운데 이번 대표팀 타선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선수가 강백호였다.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타선에는 2020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모두 나가본 강백호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했다. 최근 2시즌 부진과 부상 등이 그를 찾아왔지만, 프로 커리어만 따져도 대표팀 어느 선수들보다 뛰어났다. 2018년 신인왕과 2020, 2021년 1루수 골든글러브를 탄 그만큼 '클래스' 있는 타자가 많지 않았다. 기다렸던 한 방이 드디어 터졌다. 강백호는 2회 선두 타자로 나와 시원한 타구를 먼저 때렸다. 가볍게 당겼지만 특유의 힘이 실린 타구가 2루수와 1루수 사이를 빠르게 통과해 안타가 됐다. 강백호가 만든 기회는 후속 타자 김주원(NC 다이노스)의 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이어 3회 직접 해결했다. 3회 2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중국 투수 왕샹과 풀카운트 싸움을 벌였다. 왕샹은 범타를 유도하기 위해 변화구를 던졌지만, 강백호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 담장 밖으로 넘겼다. 이번 대회 그의 첫 홈런포였다. 강백호는 이어 이후 두 타석에서도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추가,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이어갔다. '완벽한 타자'였던 강백호로 부활이었다.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강백호는 "결승전에 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내일 더 좋은 기분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타석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던 나날에 스스로 압박을 받진 않았을까. 강백호는 "내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는 가운데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이 정말 좋은 경기 결과를 보여줬다. 내 부담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아 정말 고맙다"며 "남은 한 경기에서는 나도 국가대표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강백호는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항상 부담감을 안고 한다"며 "이번 대회만큼은 정말 국민들께서 기대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집중도 많이 하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정말 어려웠다"며 "정말 중요한 경기가 내일 하나만 남았다.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타격감에 대해 묻자 그는 "앞선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는 몇 개 있었다. 결과로 이어지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며 "오늘은 좀 괜찮아진 것 같다. 내일 결승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해서는 "첫 타석도 잘 맞은 타구가 나왔고, 두 번째 타석(홈런)도 감이 괜찮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이번 대회 첫 홈런이지만, 홈런보다 팀 승리가 기쁘다고 했다. 강백호는 "오늘 경기도 정말 중요한 경기였고, 내일은 더 중요한 경기가 있다"며 "홈런을 쳐서 좋은 건 있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괜찮아진 것 같아 만족스러웠던 홈런"이라고 했다. 또 "내 첫 홈런이라는 점보다 우리나라가 이길 수 있게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정말 기뻤다"고 했다. 강백호는 "이런 국제대회에서는 컨디션보다도 그날의 분위기나 선수 개개인의 책임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첫 타석에서 잘 풀린 게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내일도 마찬가지다. 초반 선취점이 가장 중요할 거로 생각한다. 대만 투수들이 좋지만, 우리 선수들의 경기 감각도 많이 올라왔다.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강백호는 "결승전은 오늘처럼 큰 점수 차가 아니라 타이트한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최대한 빠른 선취점이 승리에 영햐을 끼칠 것 같다"며 "선취점을 타자들이 내준다면 우리 투수들이 충분히 막아줄 거라고 생각한다. 1회와 2회, 각자 첫 타석부터 집중하는 경기력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선수단 분위기는 충분히 좋다고 했다. 강백호는 "선수들이 젊은 패기로 다 같이 으쌰으쌰하고 있다. 서로 많이 의지하려고 한다"며 "우리 대표팀도 내일 한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후회 없이 경기에 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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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이정후도 긴장, 한일전 40분 전 이용규에게 걸려온 전화

지난 10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을 앞둔 오후 6시 20분, 이용규(키움 히어로즈)의 전화기가 울렸다. 스마트폰 화면에 찍힌 이름은 이정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넘어 들려온 첫 마디는 “형 저 긴장돼요”였다. 경기 40분 전을 앞두고 걸려온 전화. 9일 호주전 패배로 한일전 승리 혹은 분위기 전환이 반드시 필요했던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매 경기 포커페이스로 시원한 안타를 때려내던 이정후도 마찬가지. 마음을 완전히 진정시키지 못한 그가 전화를 건 상대는 이용규였다. 이용규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등 태극마크를 달고 수 년간 활약하며 굵직한 성적을 낸 전설의 외야수. 풍부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이정후가 SOS를 청했다. 14일 시범경기 고척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용규가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용규는 “그때 시간이면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시간인데, (이)정후가 긴장을 많이 했는지 전화가 오더라”며 “정후에게 ‘하던 대로, 자신 있게 해’라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이정후가 한일전 선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공략법까지 물어봤다는 후문. 이용규는 2009년 WBC에서 다르빗슈를 상대한 적이 있다. 이에 이용규는 웃으면서 “14년 전에 맞붙었는데 기억도 안난다. 당황했다”라면서도 “내가 거기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편하게 얘기해줬다. 당시 느린 슬라이더(슬러브)가 좋았던 기억이 있다. 빠른 카운트에 빠른 것만 생각하고 쳤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한국 대표팀은 호주전과 일본전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WBC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표팀 선배로서 이를 지켜본 이용규도 착잡했을 터. 이용규는 “응원했는데 아쉬웠다. 나도 2017년 WBC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으면서 결과에 대한 무게감과 죄책감을 잘 알고 있다”라며 씁쓸해 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이 느낀 것이 있을 것이다. 더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 개개인의 능력이나 실력을 키워서 (해외 선수들이 던지던) 그런 볼들을 구사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이를 상대하면서 이겨내는 타자들도 많이 나와야 한다”라면서 “그래야 국제대회에서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나도 많이 반성했지만 선수들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한 것 같다”라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3.03.14 12:23
메이저리그

'아마 최강' 쿠바가 2연패, 중국 야구도 성장...아시아 라운드 대혼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1라운드부터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야구 변방', '약체'라는 수식어가 붙던 국가들이 예상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B조는 벌써 혼전이다. 대표팀 구성원 대부분 본업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체코가 10일 열린 중국과의 1라운드 1차전에서 8-5로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로 나선 다니엘 파디샤크는 시속 150㎞ 강속구를 뿌렸고, 타선도 장타력이 좋은 선수가 많았다. 4-5로 지고 있던 9회 초 공격에서 주자 2명을 두고 나선 마틴 뮤지크는 KBO리그 홀드왕(2020시즌) 출신 중국 대표 주권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치며 역전을 이끌었다. 체코는 중국을 8-5로 잡았다. 당초 B조는 일본과 한국, 호주가 8강 진출 티켓 2장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확하게는 한·일 야구가 무난히 8강에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호주에 9일 1차전에서 7-8로 잡혔다. 체코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중국도 9일 치른 일본과의 1차전에서 6회까지 역전 사정권(스코어 1-3)을 유지했다. 오타니 쇼헤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4회 말 수비 앞선 상황에 1루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없었다면, 더 긴 이닝 일본을 압박할 수 있었다. 방송 해설위원들이 과거보다 기본기가 좋아진 중국의 플레이에 수차례 감탄하기도 했다. 한국은 체코나 중국이 호주를 잡아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 그래야 10일 일본전에 지더라도 8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바람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A조도 마찬가지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이탈리아가 '아마 최강' 쿠바에 6-3으로 승리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현역 시절 동료로 잘 알려진 마이크 피아자 감독이 효과적인 용병술을 보여줬다. 요한 몬카다와 루이스 로버트(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등 전·현직 빅리거들을 상대로 1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쿠바는 네덜란드와의 첫 경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저평가 받던 파나마도 8일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막강한 화력을 선보이며 12-5로 완승했다. 네덜란드전에서도 1-3으로 석패했다. 10일 쿠바전에선 경기 막판 투수진이 무너지며 10점 이상 내줬지만, 눈길을 끄는 젊은 타자들이 여럿 보였다. B조 최고 스타는 단연 오타니다. 한국마저 그를 위한 무대에 들러리가 될 위기다. 하지만 빼어난 플레이와 승리만 조명받는 건 아니다. 개개인 사연이 많은 체코, 점차 나아지는 중국, 아마 강국 잡은 유럽 국가(이탈리아) 등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단 1승에 의미를 부여하는 국가도 많다. 한국이나 일본과 달리 그저 대회 출전을 즐긴다. 진입 장벽이 나아지면, 더 많은 국가와 사람이 야구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10 17:28
프로야구

NC 이적생 박세혁 "어릴 때 에너지가 나오는 거 같다"

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포수 박세혁(33)이다.박세혁은 지난해 11월 24일 NC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NC는 그의 공백을 채울 대안으로 FA 시장을 물색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박세혁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국가대표 경험을 지닌 안정감 있는 포수다. 경험과 성실함, 야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4년, 총액 46억원(계약금 18억원, 총연봉 24억원, 총인센티브 4억원)을 베팅했다.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지만 그만큼 안방 보강 필요성을 느낀 NC의 갈증이 컸다.이적 후 첫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박세혁은 "한 팀에서 오랫동안 캠프를 치러왔기 때문에 이번 캠프는 개인적으로 색다르게 느껴졌고 마음가짐도 새롭다"며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나도 어릴 때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두산에 지명돼 줄곧 베어스에서만 뛰었다.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2019년에는 주전으로 도약, 그해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원클럽맨'에 가까웠던 그였기 때문에 '이적'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 있지만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세대교체가 진행된 NC는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이다. 지난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선수단 평균 연령이 27.1세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박세혁은 "두산보다 NC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며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거리를 좁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마음을 헤아리고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리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박세혁은 최근 두 시즌 부진했다. 2021시즌 타율이 0.219(237타수 52안타), 지난해 타율도 0.248(351타수 87안타)로 낮았다. 부진에 잔부상까지 겹쳐 생산성이 크게 하락했다. "너무 큰 돈을 투자했다"는 오버페이 논란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NC는 박세혁의 반등을 예상했다. 공격 못지않게 수비에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유니폼을 갈아입은 박세혁은 캠프 기간 이를 악물었다. 그는 "투수들을 알아가기 위해 많은 피칭을 받았다. 수비에서는 조금 더 동작을 빠르게 하기 위해 순발력 운동을 했다"며 "타격은 비시즌에도 많이 준비했고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메커니즘을 수정했다. 테이크백 동작과 타이밍에 초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말했다.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NC는 최근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대형 FA로 영입한 박세혁을 향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선수가 잘 안다. 박세혁은 "포수는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를 바라보는 위치"라며 "더그아웃에서도 고참급이기 때문에 (손)아섭이 형을 도와 팀 분위기를 밝고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3.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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